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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친구와의 일로 고민하는 해바라기친구에게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7-06-21 17:49:12l조회수 : 7758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해바라기의 고민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답장이 많이 늦었군요. 오래 기다렸을 해바라기에게 미안함을 전합니다. 해바라기는 암사동에 사는 중학교 3학년이죠? 좀 오래되었지만 지난 번에 보내주었던 편지도 잘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지난 해에 중학교 2학년이라고 써서 보냈으니 지금은 3학년이 되었을 거예요. 그 때도 아마 친구에 관한 얘기를 적어주었던 것 같은데 아직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떻게 지낼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은가봐요. 청소년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 잘 알고 있어요. 그만큼 고민도 클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해바라기가 다니는 학교는 남녀공학이군요. 해바라기는 어떤 남자애한테 실수로 물을 뿌리고는 당황스러워서 도망쳤는데 그 애가 '노는 애들'과 친해서 걱정을 하고 있어요. 지금은 그 일이 있은 뒤 한참이 지난 것 같은데 그 남자애와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더 안좋은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해바라기의 편지에서는 불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친구의 오해로 인해서 자신이 '나쁜 사람'으로 찍히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노는 애들'이 해바라기에게 공격적으로 대해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 하지만 해바라기에게도 너를 인정해주고 너와 함께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편지에서는 친구 관계에 문제가 많다고 했지만 그만큼 친구 관계에 대해서 더 신경쓰고 노력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해바라기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한 가지 있다면... 친구들 관계에서는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이에요. 해바라기는 자신이 사춘기라고 했죠?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세요. 해바라기의 친구들도 모두 사춘기이거나 혹은 막 사춘기를 지난 아이들일 거예요. 서로 예민해서 상처를 받기 쉽고, 또 남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쉬운 나이지요. 친하지 않을 수록 상대방이 오해를 할만한 행동이나 말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남자애에게도 물을 일부러 뿌린 것이 아니었고, 기분이 나빴다면 미안하다는 말을 그 자리에서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랬다면 그 남자애가 해바라기를 '나쁜 아이'로 오해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아직도 중학교 6개월, 고등학교 3년이 남아있군요. 그동안에 또 수많은 친구들을 만나겠죠.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 신경을 쓰는 일은 집에서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일과 다름없습니다. 중요한 일이에요. 제가 돌아봐도 그 때 사귄 친구들이 평생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저는 해바라기가 부담을 갖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큰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 불안해하지 말고 마음을 편안히 가져보길 바랍니다. 지혜로운 해바라기는 잘 할 수 있을 거예요. 멀리서나마 해바라기를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또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지 이곳에 편지를 남기세요. 해바라기가 그 남자애와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 -고길동 신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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