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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세실리아에게 |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7-06-21 17:40:25l조회수 : 8287 |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세실리아의 편지 잘 받아 읽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헤어지려고 하시는데, 그 사이에서 세실리아가 마음 고생을 하고 있군요. 세실리아의 편지를 읽으면서, 이 친구가 그동안 마음이 많이 아팠겠구나, 그러는동안 이렇게 철이 들었나보구나 생각했습니다.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그 가혹한 선택에 어쩌면 세실리아는 가장 현명한 결정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세실리아가 말한대로 세실리아가 혼자 살기는 힘들지 않겠어요? 편지 한통으로 제가 세실리아의 모든 상황을 이해할 수는 없을 겁니다. 따라서 세실리아에게 어떤 결정을 내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편지를 두통, 세통 주고받으면서 나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괜찮다면 세실리아의 두번째 고민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편지에서 할게요. 세실리아는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가끔씩 몰래 어머니를 만나는 것이죠? 어머니와 만난 것이 들통이 났을 때 아버지가 세실리아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아버지가 몹시 혼을 냈거나,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거나... 아니면 아무 말씀도 안하고 묵인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는 세실리아를 어머니와 전혀 만날 수 없게 하는 것이 좀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리저리 궁리를 해보았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그것을 반대하셨다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양육권 문제도 있을테고. 세실리아가 아버지께 어머니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하고, 공개적으로 어머니를 만날 방법은 없을까요? 어머니와 만나면서 자꾸 거짓말하게 되고, 들통이 날까봐 조마조마하고 그런 상황들이 세실리아에게 또 다른 안 좋은 영향을 줄까봐 걱정이 됩니다. 아버지께 직접 말씀드리기 힘들다면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보는 것은 어때요? 그렇게 하기에는 당장 부끄러운 일이지만, 막상 하고 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직 이혼한 것은 아니잖아요. 물론 두 분의 일이니까 세실리아가 그 관계를 좌지우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혹시 세실리아가 이미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을 수도 있고요. 하기는 어머니가 집을 나가신지 1년도 넘었으니까, 처음에 당황스럽고 슬펐던 마음은 어느정도 가라앉아 있겠어요. 그래도 지금 세실리아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세요. 세실리아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를 오고 가면서 심판하는 사람처럼 이혼을 못하게 막으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아까도 이야기 했듯이 그것은 부모님 두 분의 일이니까 세실리아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세실리아가 두 분의 딸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도와드릴 수도 있고, 설령 이혼을 하시게 되더라도 서로 존중하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도와드릴 수 있지 않을까요? 세실리아는 고민이 많은 나이입니다. 세실리아의 말대로 사춘기를 겪고 있어요. 아버지 어머니가 어떤 사건을 만들더라도, 세실리아에게는 세실리아만의 세계가 있고, 그래서 취미나 특기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을 겁니다. 그 세계를 지키세요. 부모님 때문에 마음 아파하다가 세실리아의 세계까지 휩쓸려버리는 것은 좋지 않아요. 너무 조바심내지 말고(지금도 잘하고 있는 것 같지만) 세실리아는 세실리아대로 꿋꿋이 생활해야 해요. 책도 많이 읽고, 친구들도 많이 만나면서. 매 선택에서 세실리아가 현명한 길을 갈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혹시 더 나눌 이야기가 있으면 또 편지 보내세요. 이 공개상담실이 조금 그렇다면 비밀상담실을 클릭해서 메일을 보내도 됩니다. 제 메일 주소는 fathergo@hatsal.or.kr 입니다. 그럼 세실리아, 아자! 기말고사도 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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