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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대천사에게 주어진 십자가는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7-06-13 19:26:14l조회수 : 8623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대천사의 고민은 잘 받아보았어요. 별다른 보람 없이 자신의 것을 내놓아야 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불안하고 부담스러우리라 생각돼요. 큰 용기와 자신감이 없다면 곧 쓰러지고 말 것입니다. 물론 버텨야겠지요. 나는 대천사 친구가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해주기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대천사는 “단지 고2가 나 하나라서 회장이 된 것이다.”라고 말했지요? 그러나 다르게 생각해봤으면 해요. 아무도 없어서가 아니라, 대천사밖에 없어서 ‘선택된’ 것이라고요. 그것은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회장으로서 경험하게 될 일들은 대천사에게 ‘주어진’ 것이지, ‘강요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을 강요가 아닌 선택으로 받아들이는 일 역시 대천사에게 주어진 일입니다. 용기와 자신감을 잃지 마세요. 또한, 고1 친구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마는 것은 자신을 쓸모없고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에게 다가가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후배들이라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을 지지해 줄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동안 부끄러움은 조금 접어두는 것이 좋겠어요. 고1친구들이 아니더라도 믿음이 가는 어른들, 신부님, 수녀님들께 적극적으로 다가가 봤으면 해요. 회장으로서의 일은 그 다음의 문제일 것입니다. 한편으로 외로움이라는 것. 소외라는 것.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시선을 둘 곳이 없어서 얼굴이 붉어질 때, 조용히 혼자 눈을 감으면 다른 세상이 보이지요. 대천사의 첫 번째 지지자는 다름 아닌 대천사 자신이에요. “말 뿐인 회장”은 나아가 “말 뿐인 대천사”가 되고, 자신에 대한 실망은 미래의 가능성까지 잡아먹을지도 모릅니다. 대천사 친구가 외로움까지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해요. 자신감만 잃지 않는다면 외로움에서 빠져나가야겠다는 조바심도 생기지 않습니다. 청소년 대표자가 잃지 말아야 하는 것은 긍정적인 믿음과 밝은 웃음, 과도하다 싶은 자신감과 얼마간의 무모함, 모두와 친구할 수 있는 겸손함... 이 중에 대천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밝은 웃음과 무모한 용기일 것 같네요. 대천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내팽개치지 말고, 계속해서 어깨에 힘을 주고 버티세요. 걷다보면 간혹 물을 건네주는 사람, 땀을 닦아주는 사람, 십자가를 대신 짊어져주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아까도 일러두었지만 중요한 건 십자가를 '주어진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자세입니다. 대천사를 지지하는 고길동 신부가 십자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나 역시 십자가를 함께 짊어진 채로요. 또 소식 기다리겠습니다. 고길동 신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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