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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짝사랑과 진로등으로 고민하고 있는 ChiBi친구에게 |
작성자 : 고길동신부l작성일 : 2007-06-26 17:34:10l조회수 : 7910 |
안녕하세요 고길동 신부입니다. 답장이 조금 늦었네요. 그동안 잘 지냈어요? 처음 편지를 보낸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BaBo가 이름을 바꾸었군요. 제 이름을 '바보'라 지은 이유가 뭘까 생각하며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는데, 그래서 새로운 이름이 더 반가워요. ChiBi라니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얘기해줄래요?) 귀엽고 발음하기도 쉽네요. 지난 번에 보내준 편지에서 슬쩍 좋아하는 오빠에 대해서 이야기 했었죠? 나이 차이가 나고 그 오빠에게 다른 여자친구가 있어서 걱정이 되나봐요. "나는 오빠를 좋아해요. 그러니까 사귀었으면 좋겠어요"라고 고백하기에는 좋지 않은 상황이 확실합니다. 하지만 그 오빠와 우정을 만들고 관계의 폭을 넓히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ChiBi가 '짝사랑'이라고 한 것은 오빠에게 그만큼 마음이 간다는 얘기일텐데 세상에 '짝사랑'만큼 소중한 감정도 없잖아요? 저는 ChiBi가 굳이 그런 감정을 죽이려 하지 말았으면 해요. 사랑은 한 마디 말로 고백할 수도 있지만 천천히 여러가지 방법으로 표현할 수도 있어요. 그러다보면 좋은 남녀관계가 꼭 남들처럼 사귀고 손잡고 하는 방법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 수도 있고요. 중요한 건 그것보다 ChiBi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ChiBi의 말투나 행동이 다른 사람을 어떻게 거슬렀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더러 먼저 "재수없게 해먹었다"고 말해버리면 너무 마음이 아프잖아요.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음에 편지를 보낼 때 더 얘기해줄래요? 같이 고민하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서요. ChiBi도 곧 있으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군요.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견디기 어려운 때일 수도 있지만, 요즘 유행하는 말로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니까 지레 걱정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즐거운 고3을 지낼 수 있을지" 궁리해보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ChiBi의 이야기를 들어줄 귀를 항상 열어두고 있으니, 언제든지 들러도 좋아요. 저도 기도 중에 ChiBi를 기억할게요. ChiBi와 기쁜 마음으로 동반하는 고길동 신부로부터 추신 : 성적 문제로 무작정 좌절하는 것보다 자신의 총체적인 진로에 대해서 큰 그림을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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